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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실, 소각장 등 대량 학살의 현장이었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도 도서관이 있었다. 수용소 제31블록에 위치한 작은 비밀학교, 그곳은 사람들이 너덜너덜해진 책들을 목숨처럼 지켜가며 소중히 읽었던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사서도 존재했다. 14살 소녀 디타 크라우스였다.
최근 출간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실존 인물 디타 크라우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화 소설이다.
디타는 가족들과 수용소 곳곳을 옮겨 다니던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도 머문다. 이곳 수용소 제31블록에 나치 몰래 학교를 세운 유대인 수감자 알프레드 허쉬는 디타에게 8권의 책을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디타는 수락한다. 그리고는 사소한 일탈도 사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에서, 목숨을 걸고 8권의 보물 같은 책을 지킨다.
소설에 담긴 홀로코스트 속 배움과 가르침의 현장 이야기는 먹먹함을 자아낸다.
그 공포와 압박 속에서도 8권의 책을 중심으로 작은 비밀 학교의 교육, 책을 통한 접촉은 이어져 왔다. 교사들은 지리와 역사, 음악을 가르쳤다. 이들 중 일부는 살아 있는 책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기억하는 책의 내용을 기억이 나는대로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가장 빠른 사람이 가장 강한 육상선수는 아니다. 그 선수는 그냥 제일 빠른 것뿐이다. 가장 강한 선수는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사람, 옆구리에 고통이 느껴져도 멈추지 않는 사람, 골인 지점이 얼마나 멀든 간에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경주에서 꼴찌를 한다고 해도 완주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승리자다. 제일 빠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도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러나 언제나 제일 강한 사람은 될 수 있지. 그건 철저히 너희에게, 너희의 의지력과 노력에 달렸어. 나는 너희에게 제일 빨리 달리라고 하지 않아. 다만 제일 강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저자는 스페인의 언론인이자 작가, 교수인 안토니오 이투르베다. 그는 디타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집필을 결심했다. 자료 수집을 위해 수소문 끝에 아우슈비츠 사서를 맡았던 디타 크라우스를 직접 만나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이 소설을 통해책이란 매체가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이고 역할을 하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어찌 보면 하찮다고 여겨질 수 있는 책이라 할지라도 우리 삶의 성장과 관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치의 악랄한 행위 속에서 더욱 크게 깨닫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장여정 옮김, 512쪽, 북레시피, 1만6000원.
최창호 기자 news5147@naver.com
2026.10.23(금) 1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