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더 쎈 서구발전 "붕괴사고는 우연" 이 아니다.

– 안전 시스템을 다시 묻는다

김영남 칼럼 kmetv8114@naver.com
2025년 12월 16일(화) 14:31
김영남(전 광주광역시의원 6-7대/김영남 제공
[칼럼] 광주대표도서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로 치부될 수 없다. 사고는 한순간에 벌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시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안전 시스템의 문제가 축적돼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수많은 안전 관련 제도와 정책이 존재한다. 법도 있고, 매뉴얼도 있으며, 점검표와 보고서도 넘쳐난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그 안전 시스템이 과연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는가라는 물음이다.

특히 대형 공공 건설현장은 복잡한 하도급 구조를 전제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책임은 여러 단계로 쪼개지고, 결국 누구도 명확한 책임 주체가 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위험을 통제해야 할 권한과 책임이 분산되면서, 현장은 늘 위험 앞에 홀로 서게 된다.

이러한 사고를 개인의 부주의나 현장 관리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일이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시스템의 문제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한, 비슷한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안전정책은 사고 이후의 책임 규명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위험 신호가 감지됐을 때 실제로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이 현장에 보장돼 있는지, 하급 노동자의 목소리가 제도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안전은 형식에 불과하다.

안전은 서류로 증명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만 증명된다. 점검표가 아니라, 멈출 수 있는 용기와 권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있을 때 비로소 안전은 현실이 된다.

이번 사고가 일회성 사건으로 기록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사고 이후의 수습이 아니라, 사고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차단하는 안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고로 희생된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김영남 칼럼 kmetv8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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